자동차

한국타이어, BMW i7에 '아이온' 공급…OE 전략의 의미

2026. 8. 6.

blue BMW coupe parked on the road during daytime
사진: Zan Lazarevic / Unsplash (본문과 직접 관련 없는 대표 이미지)

BMW 플래그십 전기 세단에 올라간 한국 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BMW의 플래그십 세단 신형 7시리즈 중 순수 전기 모델인 i7에 아이온(iON) 3종을 신차용 타이어(OE)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아이온은 한국타이어가 전기차만을 겨냥해 내놓은 전용 브랜드로, 여름용·겨울용·사계절용을 아우르는 풀라인업 구성을 표방한다.

신차용 타이어 공급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고르는 교체용(RE) 시장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완성차 업체가 차량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승차감, 소음, 전비, 제동거리 같은 항목을 함께 맞춰 나가는 공동 개발에 가깝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은 브랜드의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라, OE 채택 자체가 기술 검증의 성격을 띤다.

왜 전기차에는 '전용 타이어'가 필요한가

전기차는 같은 크기의 내연기관차보다 무겁다. 배터리 팩이 바닥 전체를 차지하기 때문인데, 대형 전기 세단의 경우 그 차이가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기도 한다. 여기에 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더해지면 타이어가 받는 하중과 전단력이 크게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마모 속도와 내구 요구치가 기존 타이어 설계 기준을 벗어나게 된다.

두 번째 변수는 소음이다. 엔진음이 사라진 실내에서는 그동안 묻혀 있던 노면 소음과 타이어 패턴 소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급 전기 세단일수록 이 문제가 민감하게 다뤄지며, 흡음재를 타이어 내부에 삽입하는 기술이 프리미엄 OE 사양에서 사실상 표준처럼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세 번째는 전비다. 회전저항을 낮추면 주행거리가 늘어나지만, 통상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 성능은 서로 상충한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개발 난이도는 결국 이 상충 관계의 조율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OE 확대가 실적에 남기는 흔적

타이어 업계에서 OE는 마진 자체가 높은 사업이 아니다. 완성차 업체의 협상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프리미엄 OE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 뒤에 따라오는 교체 수요 때문이다. 신차에 장착된 규격과 브랜드는 차주가 첫 교체를 할 때 가장 강력한 기준점이 된다. 즉 OE는 마진보다는 장기 교체 수요의 입구에 가깝다.

또 하나는 브랜드 포지셔닝이다. 한국 타이어 업체들은 오랫동안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이미지에 묶여 있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라인에 반복적으로 채택되는 경험이 쌓이면, 유럽·북미 교체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력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번 i7 공급 역시 단발성 계약이라기보다 기존 BMW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흐름으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다.

경쟁 구도는 어떻게 달라지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은 미쉐린, 콘티넨탈, 굿이어, 브리지스톤 등 전통 강자들이 모두 뛰어든 영역이다. 각사가 전기차용 라인을 별도 브랜드로 떼어낼지, 기존 라인에 전기차 대응 사양을 얹을지를 놓고 전략이 갈렸는데, 한국타이어는 별도 브랜드 분리 쪽을 택한 사례다. 소비자 인지도 측면에서는 명확하지만, 라인업 관리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도 함께 따라온다.

한편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지역별로 고르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유럽과 중국은 비교적 견조하지만 북미는 정책 변화에 따라 등락이 컸다. 전용 라인에 투자한 업체일수록 이 수요 곡선의 기울기에 실적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지점

전기차 오너가 실제로 체감하는 부분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순정 규격을 유지할 것인지다. 인치업이나 저가 대체품 선택은 주행거리와 실내 정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교체 주기다. 차량 무게와 토크 특성상 전기차는 대체로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 소모가 빠른 편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공기압 관리다. 하중이 큰 만큼 공기압 관리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다만 특정 제품의 성능을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조사가 공개한 사양과 공인 시험 결과, 그리고 실제 차량 조합에 따른 편차를 함께 봐야 한다. 이번 발표에서도 확인 가능한 사실은 '어떤 브랜드의 어떤 라인업이 어느 모델에 공급된다'는 것이지, 그 이상의 성능 우열은 별도의 비교 데이터가 필요하다.

정리

이번 건은 규모로 보면 대형 계약이라기보다 상징성이 큰 사례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최상위 전기 모델에 국내 업체의 전용 라인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지난 몇 년간 한국 타이어 업계가 밀어붙인 고인치·고부가 전략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후속 모델로의 확대 여부와, 그것이 교체 시장 점유율로 실제 전환되는 속도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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