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망 개인정보 또 유출…반복되는 내부자 보안 실패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북부경찰청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관내 모 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 A씨를 지난 11일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외부 인물의 청탁을 받고 경찰 내부망에서 조회한 개인정보를 넘긴 뒤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유출 횟수와 수수 금액,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며, 돈을 주고 정보 조회를 부탁한 외부 인물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보도마다 A씨의 계급을 경감 또는 경사로 달리 전하고 있어 세부 신원은 아직 확정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것이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말에도 경남 지역 경찰관이 내부망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사설탐정에게 넘긴 혐의로 검거했다. 한 달 남짓 사이에 동일한 유형의 사건이 반복된 셈이다.
왜 중요한가: 해킹보다 위험한 '정당한 권한'
보안 업계에서 가장 막기 어려운 위협으로 꼽히는 것이 내부자 위협(insider threat)이다. 외부 해킹은 방화벽·침입탐지 같은 경계 방어로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지만, 내부자는 애초에 정상적으로 부여된 접근 권한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스템 로그상으로는 '정상 업무'와 구분되지 않는다.
경찰 내부망은 그 성격상 일반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주민등록 정보, 주소, 가족관계, 차량, 전과 및 수사 이력까지 한 개인의 삶을 재구성할 수 있는 정보가 집약돼 있다. 이런 데이터가 사설탐정이나 청탁자에게 흘러가면 스토킹, 채권 추심, 사생활 사찰 같은 2차 범죄로 직결될 수 있다. 유출 한 건의 파괴력이 일반적인 회원정보 유출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반복되는 이유: 조회는 쉽고, 감사는 늦다
이번 사건과 지난달 경남 사건의 공통 구조는 단순하다. 현직 경찰관이 청탁을 받아 조회하고, 대가를 받고, 사후에야 적발된다는 것이다. 즉 사전 차단이 아니라 사후 적발에 의존하는 구조다.
기술적으로 이 문제를 줄이는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다. 조회 목적과 사건번호를 반드시 입력하게 하는 목적 기반 접근통제, 담당 사건과 무관한 조회나 심야·비정상 시간대 조회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이상행위 분석(UEBA), 대량 조회 시 상급자 승인을 거치게 하는 이중 통제 등이다. 민간 금융권이 고객정보 조회에 이미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통제가 강할수록 현장 수사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이고, 그 절충점을 어디에 둘지가 실제 정책 쟁점이다.
시민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
개인이 자기 정보의 유출을 스스로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내가 제공한 적 없는 정보가, 내가 동의한 적 없는 경로로 조회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법상 유출 사실이 확인되면 정보주체에게 통지해야 하므로, 본인 통지 여부가 사후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 스토킹이나 협박 정황이 함께 있다면 유출 경로 자체를 수사 대상으로 적극 제기할 필요가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공공기관 내부망 접근 기록을 정보주체가 사후에 열람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누가 내 정보를 언제 왜 조회했는지 본인이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순간, 부당 조회의 비용은 급격히 올라간다. 이번처럼 한 달 새 두 건이 드러난 상황이라면, 개별 경찰관 징계를 넘어 조회 기록의 투명성 자체를 손볼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참고 자료
- [속보] 경찰 내부망 개인정보 유출하고 금품 받은 현직 경찰관 검거 — kwnews.co.kr
- 돈 받고 개인정보 유출한 현직 경찰관 체포 — news.sbs.co.kr
- 경찰 내부망 개인정보 또 유출‥30대 현직 경찰관 체포 — imnews.imbc.com
- 개인정보 외부 유출하고 돈 받은 현직 경찰관 — news1.kr
- '개인정보 유출·금품 수수 혐의' 경기북부지역 경찰관 검거 — 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