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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C 챔프 디플러스 기아, 젠지 홈에서 셧아웃…6연승의 의미

2026. 8. 1.

Crowd at a concert with bright blue stage lights
사진: Kai Kuczera / Unsplash (본문과 직접 관련 없는 대표 이미지)

원정 아닌 원정, 젠지의 홈에서 벌어진 일

LCK 정규 리그는 기본적으로 중립 경기장에서 열린다. 그래서 특정 팀이 주최하는 홈 이벤트 매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가 된다. 젠지가 준비한 '하우스 오브 젠지'는 관중석 대부분이 한쪽 팀의 응원으로 채워지는, 사실상 한국 LCK에서 보기 드문 홈 앤 어웨이 분위기의 무대였다. 이 자리에서 디플러스 기아(DK)가 젠지를 세트 스코어 완승으로 제압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명백히 젠지 쪽이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은 초반부터 DK가 쥐었다. 1세트에서 정글러 '루시드' 최용혁이 리 신을 꺼내 젠지의 성장 라인을 초반부터 흔들었고, 이 압박이 중반 오브젝트 싸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상대 홈 이벤트에서 나온 셧아웃은 승점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EWC 우승 이후 이어지는 상승 곡선

이번 승리가 특별한 이유는 흐름의 연속성 때문이다. DK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 우승 이후 국제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국내 무대로 그대로 가져왔다. 3라운드 개막전 한화생명 전 승리에 이어 젠지까지 잡으면서 연승 행진을 6연승으로 늘렸다.

국제 대회 우승 이후의 성적은 e스포츠에서 늘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단기 토너먼트에서의 폭발력이 장기 리그의 안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 국제전에서 우승한 팀이 리그 복귀 후 밴픽 연구의 표적이 되어 흔들리는 패턴은 LCK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그런 의미에서 DK가 복귀 이후 강팀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기세 이상의 신호로 읽힌다.

젠지라는 상대의 특수성

DK에게 젠지는 오랫동안 넘기 어려운 벽에 가까웠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젠지는 LCK 정규 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유지해온 팀이고, DK 입장에서는 상대 전적이 크게 밀리는 매치업이었다. 그런 상대를 홈 이벤트 무대에서 세트 하나도 내주지 않고 제압했다는 사실은 심리적 우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물론 단판성 이벤트 매치 하나로 팀 서열이 뒤집혔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전제, 특히 플레이오프 5판 3선승제는 밴픽 카드 수와 중후반 운영의 깊이가 훨씬 크게 작용하는 무대다. 다만 '이길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는 크다.

정글 주도권이 만든 승부

경기 내용에서 눈에 띈 건 정글의 초반 동선이었다. 리 신처럼 초반 개입력이 강하지만 후반 캐리력이 제한적인 챔피언은, 초반에 만들어낸 이득을 얼마나 빠르게 오브젝트와 라인 우위로 환전하느냐가 전부다. DK는 이 환전 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했고, 그 결과 젠지가 자랑하는 중후반 운영이 발동할 시간 자체를 주지 않았다.

이런 스타일은 최근 메타와도 맞물린다. 게임 초반 골드와 경험치 격차가 스노우볼로 이어지는 패치 환경에서는, 상대의 운영 정확도를 시험하기보다 아예 그 국면에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편이 효율적이다. 초반 설계 중심 운영은 DK가 EWC에서 보여준 색깔과도 일치한다.

LCK 3라운드 판도에 미치는 영향

3라운드는 플레이오프 시드 경쟁이 본격화되는 구간이다. 상위권 팀 간 맞대결 결과 하나하나가 순위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DK의 연승은 상위 시드 경쟁을 다시 혼전으로 만드는 변수이며, 젠지 입장에서는 홈 이벤트에서의 패배라는 점에서 뼈아프다.

다만 젠지 역시 시즌 전체를 통해 검증된 팀이다. 한 경기 결과로 전력 평가를 뒤집기보다는, 이번 패배에서 드러난 초반 대응 문제를 어떻게 수정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난다면, 오늘의 경기는 밴픽 단계에서부터 참고 자료로 쓰일 것이다.

앞으로 봐야 할 것

정리하면 세 가지다. 첫째, DK의 연승이 어디까지 이어지는가. 둘째, 젠지가 초반 주도권을 내주는 패턴을 얼마나 빠르게 보완하는가. 셋째, 국제 대회 우승 효과가 시즌 후반까지 유지되는가.

e스포츠에서 기세는 실체가 있는 변수지만 영구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상대의 홈에서 만들어낸 완승은 기록지에 남는 숫자보다 오래 기억된다. 남은 3라운드 일정이 DK의 진짜 실력을 판별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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