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이슈
'놀면 뭐하니?' 유재석·정준하 법정 콩트, 왜 통했나
2026. 8. 8.
여름 정모가 법정으로 번진 이유
8월 8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 341회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쉼표, 클럽' 여름 정모를 담았다. 유재석, 하하, 허경환, 주우재, 정준하가 모여 이른바 '가성비 체험'을 이어가는 구성이었는데,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체험 자체가 아니라 멤버 간의 티격태격이었다.
발단은 유재석이 준비한 코스에 정준하가 계속 불만을 표시한 데서 시작됐다. 유재석이 이를 훈계하자 정준하는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두 사람의 신경전은 "입 잡지 마라", "배 만지지 마라"는 식의 신체 접촉 지적으로까지 번졌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하는 "모멸감을 느꼈다"는 표현까지 꺼냈고, 두 사람은 제작진이 섭외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앞에 두고 즉석 법정 공방을 벌였다.
물론 이 장면은 실제 법적 분쟁이 아니라 예능적 설정의 모의 법정이다. 두 사람의 오랜 관계를 아는 시청자라면 이 상황을 진지한 갈등으로 읽지 않는다. 다만 그 설정이 왜 웃음이 되는지는 따져볼 만하다.
20년 누적된 관계가 만든 문법
유재석과 정준하의 티격태격은 '무한도전' 시절부터 축적된 자산이다. 약 20년에 걸친 공동 출연 이력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서로의 습관을 지적하는 장면은 대본 없이도 곧바로 상황극이 된다. 시청자는 "또 시작이네"라는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이 예측 가능성 자체가 안정적인 웃음 포인트로 작동한다.
여기에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외부 인물을 끼워 넣은 것이 제작진의 장치다. 사소한 투정을 법률 용어와 절차의 틀에 넣으면, 내용과 형식의 낙차에서 웃음이 발생한다. 이른바 과잉 형식화 개그로, 최근 예능에서 자주 쓰이는 구성이다. 전문가 게스트를 불러 사소한 사안을 진지하게 심의하게 만드는 방식은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쉼표, 클럽'이라는 포맷의 성격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부캐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여러 차례 포맷을 바꿔왔다. 최근의 '쉼표, 클럽'은 고정 멤버가 함께 소소한 체험을 하는 관찰형에 가깝다. 대형 프로젝트 대신 관계 중심의 소품 구성으로 무게를 옮긴 셈이다.
이 방향에는 장단이 뚜렷하다. 장점은 제작 부담이 적고, 멤버 간 케미가 살아 있는 한 매회 일정 수준의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이다. 하하, 허경환, 주우재처럼 성격이 다른 멤버가 섞여 있어 조합의 경우의 수도 넉넉하다. 반면 단점은 화제성의 폭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산슬'이나 '싹쓰리' 같은 프로젝트가 만들어냈던 프로그램 밖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청자가 이런 장면을 소비하는 방식
이번 회차 클립이 온라인에서 회자된 것은 갈등의 강도 때문이 아니라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가깝다. 요즘 시청자는 예능을 본방으로 완주하기보다 짧은 클립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 3~5분 안에 기승전결이 완결되는 티격태격 장면은 이런 소비 방식에 잘 맞는다.
다만 이런 구성에는 주의할 지점도 있다. "모멸감" 같은 강한 단어가 기사 제목에 인용되면, 맥락을 모르는 독자에게는 실제 불화처럼 읽힐 수 있다. 방송 콘텐츠가 기사 제목과 짧은 클립으로 재유통되는 환경에서, 설정된 상황과 실제 감정의 경계가 흐려지는 일은 자주 발생한다. 이번 건 역시 방송 흐름 안에서는 명백한 웃음 코너였다는 점을 전제로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놀면 뭐하니?'는 장수 예능이 흔히 겪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맷을 바꿔가며 신선함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고정 시청층이 기대하는 익숙한 케미도 지켜야 한다. '쉼표, 클럽' 체제의 지속 여부가 당분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 정모처럼 특별한 장치 없이도 멤버들의 대화만으로 한 코너를 채울 수 있다는 점은, 프로그램이 여전히 기본 체력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 방식만 반복될 경우 피로감이 쌓일 수 있는 만큼, 계절별 특집이나 새로운 멤버 조합 같은 변주가 병행될지가 관건이다.
참고 자료
참고 자료
- “모멸감 느껴” 유재석 vs 정준하, 이혼 전문 변호사 등에 업고 법정 다... — newsen.com
- “입 잡지 마” 유재석 VS “배 만지지 마” 정준하, 초유의 법정 공방... — sports.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