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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도 2035년부터 전기·수소차만…공공차량 전환의 의미

2026. 7. 31.

cars parked on side of the road during daytime
사진: Look Again Digital / Unsplash (본문과 직접 관련 없는 대표 이미지)

순찰차가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경찰차는 도로 위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공공 차량'이다. 그 순찰차가 2035년부터 전기차나 수소차로만 새로 도입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기후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협약에 따르면, 현재 10~3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공공부문 신규 차량의 전기·수소차 비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2035년에는 100%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조달 정책 변경처럼 보이지만, 실제 파급 효과는 그보다 넓다. 공공 차량은 민간 소비자보다 훨씬 예측 가능한 대량 수요이고, 운행 패턴과 정비 이력이 체계적으로 기록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초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시장이다.

왜 지금 10~30%에서 멈춰 있나

공공부문 무공해차 전환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이미 수년간 기관별 의무 구매 비율이 적용돼 왔다. 그럼에도 신차 기준 비율이 아직 10~30%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남은 구간이 '쉬운 차량'이 아니라는 뜻이다.

전환이 비교적 수월했던 영역은 업무용 승용차나 관용 소형차였다. 주행거리가 짧고, 근무지 주차장에 충전기를 놓으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은 영역에는 다음과 같은 차량이 몰려 있다.

  • 24시간 교대 운행 차량: 순찰차처럼 하루 종일 돌아가는 차량은 충전 시간을 어디에 끼워 넣을지가 핵심 문제다.
  • 고출력·특수 장비 탑재 차량: 조명, 통신 장비, 사이렌 등 상시 전력 소모가 큰 차량은 배터리 여유가 그만큼 줄어든다.
  • 애초에 전동화 모델이 없는 차종: 소방차, 대형 구난차, 일부 군·경 특수차량은 국내외를 통틀어 선택지가 거의 없다.

기후부 관계자도 전기·수소차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일부 특수차량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2035년 100%'는 시장에 존재하는 차종에 한한 목표에 가깝다고 읽는 것이 정확하다.

순찰차 전동화의 진짜 과제는 충전 시간

경찰 순찰차는 일반 업무용 차량과 운영 방식이 다르다. 관할 구역을 계속 순회하고, 출동 지령이 떨어지면 즉시 이동해야 한다. 배터리 잔량이 30%인 상태에서 장거리 추적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실제 해외 경찰 조직들도 도입 초기에 반복적으로 제기했던 문제다.

해법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지구대·파출소 단위에 급속 충전기를 배치하고 교대 시간에 맞춰 충전 스케줄을 짜는 운영 설계다. 다른 하나는 차량 구성을 이원화해, 도심 단거리 순찰에는 전기차를, 고속도로 순찰이나 장거리 임무에는 항속거리가 긴 차종이나 수소차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수소차가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전 시간이 짧아 교대 운행에 유리하지만, 충전소 접근성이 전기차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반대급부가 있다. 결국 2035년까지 남은 기간의 상당 부분은 차량 개발보다 인프라와 운영 매뉴얼을 설계하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 주는 신호

이번 협약이 갖는 산업적 의미는 '관용차 시장의 성격 변화'다. 그동안 관용 순찰차는 특정 세단·SUV 모델을 기반으로 경광등과 통신 장비를 얹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전동화 순찰차는 배터리 위치, 열 관리, 상시 전력 공급 구조 때문에 개조 난도가 다르다. 처음부터 공공 임무용 사양을 염두에 둔 설계, 이른바 목적기반차량(PBV) 개념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PBV와 상용 전동화 라인업에 투자해 온 흐름을 고려하면, 공공 조달은 이 투자에 대한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조달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 그 자체가 수익원이라기보다는 검증 무대에 가깝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남은 변수들

정책 목표가 발표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 세 가지가 관건이다.

첫째, 예산이다. 전동화 차량은 초기 구매비가 높고, 여기에 충전 설비 구축 비용이 따로 든다.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는 유리해질 수 있지만, 연도별 예산 편성에서는 초기 부담이 먼저 드러난다.

둘째, 차종 공급이다. 특수차량 예외를 인정한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 영역의 전동화 모델을 누군가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조달이 개발을 유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셋째, 중고차 처리와 배터리 순환이다. 공공 차량은 일정 주기로 대량 교체된다. 10년 뒤 대량으로 나올 폐배터리와 중고 전동화 차량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

2035년은 아직 멀어 보이지만, 차량 개발 주기와 인프라 구축 기간을 감안하면 준비 시간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발표는 목표 선언에 가깝고, 실제 성패는 앞으로 나올 세부 이행 계획에서 갈릴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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