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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 이창희 감독, 김혜수·조여정 23년 만의 재회

2026. 8. 15.

'지금 불륜' 이창희 감독, 김혜수·조여정 23년 만의 재회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치정극이라는 오래된 프레임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치정극"**이라는 꼬리표다. 자극적인 설정 하나로 작품 전체를 요약해버리는 이 단어는, 사실 작품을 보기도 전에 시청자의 기대치를 특정 방향으로 고정시킨다.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서 드라마 '지금 불륜'의 이창희 감독이 "이런 드라마도 있다"는 취지로 자신감을 드러낸 것도 이 프레임에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

제목부터가 정면돌파다. 보통은 소재를 은유로 감싸는 쪽을 택하는데, 이 작품은 단어를 그대로 내걸었다. 제목이 곧 마케팅이자 동시에 리스크인 셈이다. 감독의 발언은 그 리스크를 인지한 상태에서 나온 것에 가깝다.

캐릭터에 공을 들였다는 말의 무게

인터뷰에서 감독이 강조한 지점은 캐릭터 완성도였다. 설정의 자극성이 아니라 인물이 왜 그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쌓아 올리는 데 시간을 들였다는 이야기다.

사실 불륜 소재 드라마의 성패는 여기서 갈린다. 사건의 충격량으로 승부하는 작품은 초반 화제성은 확보하지만 중반 이후 급격히 힘이 빠진다. 반대로 인물의 내면 논리가 촘촘한 작품은 시청자가 "저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왜 저러는지는 알겠다"는 상태로 끌려간다. 국내외 사례를 보면 후자 쪽이 결국 오래 회자된다. 감독이 캐릭터를 먼저 언급한 것은, 적어도 지향점만큼은 후자에 두고 있다는 신호다.

물론 지향과 결과는 다르다. 실제 완성도는 방영 이후 회차별 전개에서 확인될 문제다. 다만 연출자가 어떤 축을 중심에 뒀는지를 미리 밝혔다는 점은, 작품을 볼 때의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23년 만의 재회, 그리고 감독이 몰랐던 사실

이 작품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가장 큰 이유는 김혜수와 조여정의 재회다. 두 배우는 2002년 방영된 사극 '장희빈' 이후 23년 만에 다시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감독 본인이 이 사실을 캐스팅 과정에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감독은 기사를 보고서야 두 배우의 과거 인연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캐스팅이 "화제성 조합"을 계산해서 짜인 게 아니라 배역에 맞는 배우를 개별적으로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성사됐다는 뜻이 된다.

이런 우연은 홍보 측면에서는 뜻밖의 선물이다.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23년 만의 재회'는 그 자체로 기사 한 꼭지를 만들어내는 소재이고, 실제로 공개 전 언론 노출의 상당 부분이 이 지점에 집중됐다. 다만 이 서사는 작품 내적 완성도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두 배우가 만드는 긴장감

김혜수는 오랜 기간 장르와 톤을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유지해온 배우다. 조여정 역시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인물의 균열을 표현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감정의 파고가 큰 소재에서 이 두 사람이 마주 선다는 설정 자체가 만들어내는 기대가 있다.

불륜 소재, 왜 계속 소환되나

불륜은 창작자 입장에서 효율이 좋은 소재다. 별도의 세계관 설명 없이도 관계의 긴장, 도덕적 갈등, 사회적 시선이 한 번에 작동한다. 문제는 그만큼 클리셰도 두껍게 쌓여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소재를 다룬 작품들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복수와 응징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방향, 다른 하나는 관계의 붕괴 과정을 관찰하듯 그려내는 방향이다. '지금 불륜'이 어느 쪽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만, 감독의 발언 기조는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정리하며

한 편의 인터뷰로 작품의 완성도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인터뷰에서 확인되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연출자가 '치정극' 프레임을 의식하고 있고 그것을 넘어서려 한다는 것. 둘째, 캐릭터 구축에 제작 리소스를 집중했다고 밝혔다는 것. 셋째, 화제의 중심인 두 배우의 재회는 계산이 아닌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

결국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다. 제목이 던지는 자극과 감독이 말하는 인물 중심 서사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좁혀질지가, 이 작품을 평가하는 가장 정직한 기준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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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 이창희 감독, 김혜수·조여정 23년 만의 재회 | 오늘의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