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국 로보택시 200대 서울 진출, 2028년 상용화가 던진 질문
2026. 8. 30.
무슨 일이 있었나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Pony.ai)와 국내 기업 퓨처링크가 지난 28일 서울에서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골자는 로보택시 200대의 국내 투입이다. 서울 강남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진행해 온 기술 검증을 실제 서비스 단계로 옮기고, 2028년경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서울 외 도시로 운행 지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도입 방식은 단계적이다. 우선 10대 규모로 국내 인증 절차를 밟은 뒤, 통과하면 190대를 추가로 들여온다. 차량은 포니.ai의 7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얹은 베이징자동차(BAIC) 기반 모델이 거론된다. 역할 분담도 명확한 편인데, 포니.ai는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 공급을, 퓨처링크는 국내 인증 대응, 시장 진입, 차량·서비스 운영, 데이터 관리와 현지화를 맡는 구조다. 양사는 국내에서 수집된 주행 데이터는 국내에 저장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목표는 레벨4, 즉 정해진 운행 설계 영역 안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다. 다만 2028년이라는 시점은 인증과 제도 정비가 계획대로 진행됐을 때를 전제로 한 목표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왜 지금인가
포니.ai는 중국 광저우·베이징 등지에서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해 온 회사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중동, 동남아, 유럽 등으로 파트너십을 넓혀 왔는데, 이번 한국 진출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자율주행은 누적 주행거리와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운행 지역 확대 자체가 사업 전략이 된다.
한국은 이 회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험대다. 도로가 좁고 복잡하며 보행자·이륜차 혼재율이 높아 난도가 높은 반면, 통신 인프라와 정밀지도 여건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게다가 정부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제도를 통해 실증 문턱을 낮춰 왔다. 여기서 검증된 시스템은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나갈 때 좋은 레퍼런스가 된다.
국내 업계와 비교하면
국내 상황을 보면 이 소식의 무게가 달라진다. 서울에서는 심야 자율주행버스와 강남 일대 로보택시 실증이 이어져 왔지만, 대부분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의 제한적 운행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모셔널을 통해 로보택시 기술을 축적해 왔고, 국내 스타트업들도 실증을 늘리고 있으나 완전 무인 상업 서비스는 아직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웨이모가 이미 여러 도시에서 유료 무인 운행을 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바이두 아폴로고와 포니.ai, 위라이드 등이 상업 운행 단계에 들어섰다. 자율주행 경쟁이 사실상 미·중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가운데, 한국 시장이 해외 기술의 '서비스 무대'가 되는 그림이 먼저 그려진 셈이다. 국내 완성차·부품사 입장에서는 기술 격차를 체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데이터와 안보를 둘러싼 우려
이번 발표에 대해 곧바로 제기된 것이 중국 기술의 국내 진출에 따른 우려다. 로보택시는 라이다·카메라로 도로와 주변 환경을 상시 촬영하며 주행하는 이동식 센서 덩어리에 가깝다. 정밀 위치정보, 도심 영상, 승객 이동 패턴이 함께 쌓인다. 양사가 데이터 국내 저장 원칙을 앞세운 것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다만 저장 위치와 접근 권한은 다른 문제다. 국내에 저장하더라도 기술 지원이나 모델 학습 명목으로 원격 접근이 이뤄질 수 있고, 이를 어떻게 검증할지가 관건이다. 유럽과 미국이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온 배경도 같은 지점에 있다. 결국 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기술보다 인증·보안 심사 단계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나
당장 내년에 서울에서 무인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2028년이라는 시점은 인증 통과, 운행 허가, 보험·사고 책임 제도 정비가 모두 맞물려야 성립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세 가지 정도다.
첫째, 심야·새벽 시간대 이동 선택지가 늘어난다. 승차 거부나 기사 수급 문제에서 자유로운 서비스가 생기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둘째, 택시 요금 구조의 변화 가능성이다. 다만 초기 로보택시는 차량·센서 원가와 원격 관제 인력 때문에 곧바로 저렴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해외 사례에서 확인된 부분이다. 셋째, 기존 택시업계와의 마찰이다. 200대는 서울 전체 택시 대수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상징성과 확장 속도가 문제다.
정리
이번 협약은 계약이 아니라 협약 단계이고, 인증이라는 큰 관문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을 '만드는 나라'가 될지 '들여오는 나라'가 될지에 대한 질문을 공개적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규제 속도, 데이터 주권, 국내 기술 육성이라는 세 축이 앞으로 2~3년 안에 어떻게 조율되는지가 이 200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참고 자료
참고 자료
- 중국 로보택시 200대 한국서 달린다…2028년 완전자율주행 목표 — yna.co.kr
- 중국 로보택시 200대 한국 온다...포니.ai, 7세대 자율주행 택시 공급 — zdnet.co.kr
- 中포니AI 자율주행 로보택시 … 2028년 서울 200대 도입 추진 — mk.co.kr
- 中 자율주행차 서울 달린다…베이징자동차 200대 투입 — sedaily.com
- 한국 자율주행 아직 걸음마인데… 중국 로보택시 200대 한국서 달린다 — 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