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로보틱스 '스탠',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국내 첫 공개

무슨 일이 있었나
HL홀딩스의 완전 자회사 HL로보틱스가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스탠(STAN)'**을 국내에서 처음 공개한다. 무대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리는 '2026 제32회 강릉 ITS 세계총회'다.
전시장 부스 안 목업 시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HL로보틱스는 강릉 하키센터 주차장에서 스탠 2대를 투입해 입·출차와 자율 주차 전 과정을 실제 운영 환경에서 보여줄 계획이다. 날씨·노면·조명 조건이 통제되지 않는 야외 주차장에서 전체 운용 흐름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기술 검증 단계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성격을 띤다.
왜 '실외'가 중요한가
주차 로봇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항·백화점 지하주차장에 도입된 사례들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몇 차례 실증이 진행됐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지하·실내 주차장 전용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실내는 바닥이 평평하고, 조명이 일정하며, GPS 대신 바닥 마커나 실내 측위 인프라에 의존할 수 있어 로봇이 자기 위치를 잃을 위험이 작다.
반대로 실외는 변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비·눈·결빙으로 노면 마찰이 달라지고, 경사와 요철이 있으며, 햇빛 역광이나 야간 저조도가 센서 인식을 방해한다. HL로보틱스가 '세계 최초'라는 표현을 붙인 지점도 이 난이도 차이에 있다. 기술적 핵심은 차량을 들어 올려 옮기는 기구부가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측위와 주행 안정성일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차의 두 갈래: 차가 똑똑해지거나, 바닥이 똑똑해지거나
무인 주차를 구현하는 접근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차량 자체에 자율주차 기능(AVP, Automated Valet Parking)을 넣는 방식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해 온 경로다. 다른 하나가 바로 로봇이 차를 대신 옮기는 방식이다.
후자의 실질적 장점은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10년 된 내연기관 차든 최신 전기차든, 로봇이 바퀴를 잡아 들어 올리면 동일하게 작동한다.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통신 규격 합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반면 단점은 인프라 측에 초기 투자가 필요하고, 운영 주체가 주차장 사업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가 사는 물건이 아니라 B2B 인프라 상품에 가깝다.
HL로보틱스가 주차 시장만이 아니라 '차량 물류' 시장을 함께 겨냥한다고 밝힌 대목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완성차 출고장, 중고차 경매장, 항만 야적장, 렌터카 거점처럼 수백~수천 대를 사람이 일일이 이동시키는 야외 현장이야말로 실외 주차 로봇의 수익 모델에 가장 근접한 영역이다.
실질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일반 운전자 입장에서 체감할 변화는 아직 먼 이야기다. 공항 장기주차장이나 대형 복합시설처럼 주차 회전율과 인건비 부담이 큰 곳부터 도입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로봇이 차를 옮기면 사람이 문을 열고 내릴 공간이 필요 없어 주차 간격을 좁힐 수 있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차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사업자에게는 가장 직접적인 유인이다.
업계 관점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HL그룹의 사업 구조다. HL그룹은 옛 한라그룹으로, 자동차 부품사 HL만도를 축으로 한 그룹이다. 자율주행 센서·제어 기술을 보유한 부품 계열사와 로보틱스 자회사를 함께 둔 구조는, 부품 공급업체가 완성차 납품을 넘어 서비스·인프라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동화·자율주행 전환기에 전통 부품사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남은 변수
다만 전시 시연과 상용 운영은 다른 문제다. 한겨울 결빙 노면이나 폭우 상황에서의 안정성, 로봇 한 대당 처리 가능한 차량 대수, 설치·운영 비용 대비 회수 기간 같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험·사고 책임 소재 같은 제도적 정리도 실외 운영에서는 실내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 강릉에서의 5일간 시연이 이런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내놓느냐가, 이 기술이 전시용 쇼케이스에 머물지 실제 현장으로 넘어갈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 HL로보틱스, '세계 최초'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첫선 — news1.kr
- HL로보틱스, 세계 최초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스탠' 공개…강릉서 ... — newsis.com
- HL로보틱스,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스탠' 국내 첫 공개 — mt.co.kr
- HL로보틱스,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스탠' 강릉서 국내 첫 공개 — edaily.co.kr
- HL로보틱스,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서 실외 자율주행 주차 로봇 ‘... — 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