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 바꿀 자동차보험, 삼성화재가 준비하는 것

보험사가 자율주행을 논의하는 이유
삼성화재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4회 모빌리티 콘퍼런스를 열고, AI와 자율주행 기술 확산이 자동차보험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행사에서는 자동차보험 부문의 주요 추진 과제를 공유하는 사내 세션과 함께, 외부 AI·모빌리티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 진화가 산업 전반에 가져올 변화를 짚는 자리가 마련됐다.
언뜻 보면 보험사의 사내 행사일 뿐이지만, 자동차 산업 관점에서는 흘려보내기 어려운 신호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판매 이후의 소유·운행 비용 구조를 떠받치는 인프라이고, 보험료는 차를 고르는 실질적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차의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이 늘어날수록 보험사가 위험을 어떻게 계산하느냐가 소비자 체감 비용을 좌우한다.
무엇이 달라지나 — 책임의 주체가 이동한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운전자의 과실'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사고 이력, 연령, 주행거리 같은 개인 변수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구조다. 그런데 차량이 스스로 조향하고 제동하는 비중이 커지면, 사고 원인의 상당 부분이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센서 쪽으로 이동한다. 이 경우 보험의 무게중심은 개인 배상책임에서 제조물·시스템 책임 쪽으로 옮겨갈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사고 건수와 사고 심도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자동긴급제동 같은 보조 시스템이 널리 퍼지면 경미한 추돌 자체는 줄어드는 반면, 범퍼와 앞유리에 붙은 레이더·카메라·라이다 때문에 한 번의 접촉사고 수리비는 예전보다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고는 줄었는데 건당 손해액은 늘어나는' 구조를 새로 계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교 — 완성차와 보험사의 데이터 경쟁
이 흐름은 이미 해외에서 먼저 나타났다. 테슬라가 자체 보험 상품을 내놓고 주행 데이터를 근거로 보험료를 매기려 한 시도가 대표적이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에서 나오는 주행 데이터를 직접 쥐고 있어 위험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고, 이는 전통 보험사의 언더라이팅 우위를 잠식할 수 있는 지점이다. 국내에서도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활용한 특약과 운전습관 연계 상품이 확산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터 접근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화재가 사내 세션에서 AI 기반 업무 혁신과 모빌리티 연계 사업을 함께 다룬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보험금 심사와 사고 접수 같은 반복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는 것은 비용 문제이지만, 모빌리티 사업자와의 연계는 향후 어떤 데이터를 확보하고 어떤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운전자에게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나
당장 내년 보험료가 급변할 일은 아니다. 다만 방향은 비교적 뚜렷하다. 첫째, 첨단 보조 기능이 많은 차일수록 사고 예방 효과와 수리비 상승이 동시에 반영되므로, 보험료 산정 기준이 세분화되는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둘째, 차량 구매 시 '이 옵션이 보험료에 어떻게 반영되는가'와 '센서가 손상됐을 때 수리·보정 비용이 얼마인가'가 실질적인 비교 항목이 될 수 있다.
셋째, 자율주행 단계가 더 올라가면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데이터 확보가 핵심이 된다. 차량이 기록한 주행 데이터를 누가, 어떤 절차로 열람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 보호의 실질적 관건이 되는 셈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결론을 내놓는 자리라기보다 업계가 이 질문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참고 자료
- 삼성화재, AI·자율주행 시대 자동차보험 경쟁력 모색 — newsis.com
- 삼성화재, AI 시대 자동차보험 미래 모색 — kfenews.co.kr
- 삼성화재,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보험 전략 변화 모색 — straightnews.co.kr
- 삼성화재, AI·모빌리티 전문가 한자리에…자동차보험 미래 논의 — ftoday.co.kr
- 삼성화재, AI·자율주행 시대 자동차보험 경쟁력 강화 모색 — ziksir.com